나의 추억

[스크랩] 진주역에서 구례역까지

박지리요 2014. 6. 30. 14:47
가고픈 열정이 일어 다시 페달에 힘을 주어 출발한 가을날의 하루!
아침부터 하늘은 검게 물들고 시작부터 벌써 맥이 풀리는 것인가
오늘은 도착지점이 조금 먼 일정인데...
퇴근과 함께 진주역을 빠져 나가는데 햇병아리들(공군훈련소 이병들)이
열을 맞추어 서 있는 모습들이 서글푸고 한편으론 나의 논소훈련소 생활과 군복무(84년 4월 - 86년 9월)추억들을 회상하니 벌써 진주외곽을
달리고 있으니 아하 과연 군생활은 생각만 하면 국방부 시계처럼 세월을
빨리 돌린다는 것을 새삼 느낄수 있네!!!
흐린 날씨가 갑자기 밝은 햇살로 빛추더니 몸에서 뜨거운 엑기스가 이제야 분출되더니 온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도는 것이 이제 준비운동을
마치고 본 게임에 들어가는구나!!!
이젠 발에 힘을 주어 피스톤이 일정한 거리를 두어 움직이는 것처럼
나의 무릎도 일정한 스텝으로 힘찬 기지개를 시작하였습니다
간간히 들판에 하우스, 논, 밭 가옥들이 "매미"의 영향으로 피해가
심하다는 것을 몸소 느끼면서 논에서 벼들을 일으켜 세우는 농부들을
바라다보니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곳을 빠르게 지나왔다
몇일전에 횡천고개를 내려온 곳을 이번에는 올라가야하니 장난이 아니네
오늘 이 고개를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가야지 하면서 굳은 마음을 먹고
열심히 페달에 힘을 주었다
심장에서는 떨림이 입에서는 뜨거운 숨소리가 요동을 치면서 정상에
도착하니 온 몸이 전율을 느낄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인생은 아마 내리막과 오르막처럼 고생과 희열이 교차하는 것처럼
자신의 주어진 길을 얼마나 끈기와 지혜롭게 극복하는 것이 삶의 길이다는 것을 ........
정상부터 횡천까지 약4킬로는 페달을 한번도 밟지 않고 시원한 공기를 마음껏 받으며 공짜로 내려오니 이것또한 더 기쁘지 않이한가?
적량고개에서 내려다 보는 하동은 조용한 시골의 정취처럼 들판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농부님들의 모습들이 간간이 보이고 평일이라 도로는
한산하기만 하니 요즘 우리네 생활이 이처럼 어렵게 느껴지네
진주역에서 하동역까진 약2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하동역에서 역장에게 점심을 얻어 먹고 조금늦게 출발한 기준이와 합류하여 조용남씨의 유일한 히트곡 "화개장터"로 페달을 힘껏 밟았다
매미의 영향으로 섬진강 수위는 평소보다 올라가 있지만 이곳은 매미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았다
외롭게 시작한 진주길보단 둘이 함께 달리는 섬진강의 주변경치는 평소보단 더욱 더 멋있게 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얼마전에 개통된 화개와 광양사이를 연결한 "남도대교" 앞에서 사진한 컷트씩 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그늘에서 먹으니 천하가 다 내 손에
있는 것처럼 그냥 기분이 흐믓하더라!! 여러분도 느껴보시길...
남도대교를 출발하여 피아골 입구쪽으로 달리다보니 섬진강에서도
래프팅을 즐기는 한팀이 있더군요 흐흐흐 별로 재미는 없겠다
너무 완만한 물살과 급커브도 없구...... 경호강이 더 났다!!
래프팅을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나의 어깨에서 통증이 시작되더니
자전거의 페달속도도 느려지고 얼마전까지는 그렇게 통증이 없더니만
잠시 그늘에 앉아 시계를 쳐다보고 오늘의 도착지점까지 거리와 시간을
대충 때려보니 시간이 촉박하다는 생각이 나서 어깨의 통증을 무시하고
오산을 향하여 다시 힘찬 페달을 시작하였다
참 우리의 도착지는 10월3일에 있을 산행예정지인 구례 오산까지
자전거로 산정상까지는 등반을 하려고 등산화까지 준비하였는데....
이렇게 시간이 없을수가......오호통재라!!!!
가는 길에는 오봉산(봉우리가 다섯개라 하여)그리고 중산 다음에 오산
순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오산 등산로 앞에서 정상을 바라다보니 활공장이 보이고 옆으로 사성암이
자리 잡고 있는 조그만한 산이였다
오산에서 다시 구례역으로 페달을 옮겼다
구례역에서 기차를 타고 순천역에서 다시 진주발 통일호를 타고 무사히 진주에 귀환하였다

고생도 했지만 보람찬 삶의 일정이였다!!!!!!
출처 : 진주여행스케치
글쓴이 : 박지리요 원글보기
메모 : 2003년 9월 진주-구례 자전거 진주여행스케치